
모험, 액션, 스릴러, 코미디, 드라마, SF, 판타지
2006.07.27.
119분
햇살 가득한 평화로운 한강 둔치 아버지가 운영하는 한강 매점, 늘어지게 낮잠 자던 강두는 잠결에 들리는 '아빠'라는 소리에 벌떡 일어난다. 올해 중학생이 된 딸 현서가 잔뜩 화가 나있다. 꺼내놓기도 창피한 오래된 핸드폰과, 학부모 참관 수업에 술 냄새 풍기며 온 삼촌때문이다. 강두는 고민 끝에 비밀리에 모아 온 동전이 가득 담긴 컵라면 그릇을 꺼내 보인다. 그러나 현서는 시큰둥할 뿐, 막 시작된 고모의 전국체전 양궁경기에 몰두해 버린다. 그곳에서 괴물이 나타났다. 한강 둔치로 오징어 배달을 나간 강두, 우연히 웅성웅성 모여있는 사람들 속에서 특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생전 보도 못한 무언가가 한강다리에 매달려 움직이는 것이다. 사람들은 마냥 신기해하며 핸드폰, 디카로 정신 없이 찍어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은 둔치 위로 올라와 사람들을 거침없이 깔아뭉개고, 무차별로 물어뜯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돌변하는 한강변. 강두도 뒤늦게 딸 현서를 데리고 정신없이 도망가지만,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는 사람들 속에서, 꼭 잡았던 현서의 손을 놓치고 만다. 그 순간 괴물은 기다렸다는 듯이 현서를 낚아채 유유히 한강으로 사라진다. 어딘가에 있을 현서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 갑작스런 괴물의 출현으로 한강은 모두 폐쇄되고, 도시 전체는 마비된다. 하루아침에 집과 생계, 그리고 가장 소중한 현서까지 모든 것을 잃게 된 강두 가족... 돈도 없고 빽도 없는 그들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지만, 위험구역으로 선포된 한강 어딘가에 있을 현서를 찾아 나선다.
2000년 2월 9일, 미군 용산기지의 한 영양실에서 미군 장교 더글라스가 한국인 군무원 Mr.김에게 포름알데히드 병에 먼지가 묻었다며 싱크대에 대충 폐기하라고 지시한다. Mr.김은 하수구를 통해 한강으로 흘러갈 거라며 보통 독극물이 아니라고 반대하지만, 더글라스가 다시 한 번 명령하자 결국 싱크대에 오염된 포름알데히드를 잔뜩 흘려보낸다. (주주한미군 독극물 한강 무단 방류 사건)
2002년 6월, 잠실대교에서 낚시를 하던 낚시꾼 2명이 강에서 낚시를 하다가 웬 기형의 생물을 발견하고 컵에 담는다. 하지만 그 생물이 꿈틀거리는 통에 컵을 놓치고, 그 틈을 노려서 생물은 다시 강으로 도망친다. 낚시꾼들은 그저 특이한 어류로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2006년 10월, 한강대교에서 투신하기 직전의 한 남자가 물 속에 무언가 커다랗고 시커먼 게 있다고 나지막히 읊조린다. 옆에서 계속 이를 말리던 지인들은 무슨 소리냐며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는 결국 "끝까지 둔해빠진 새끼들...잘 살아라."라는 말을 남기고 강물에 몸을 던진다.
개봉 당시에도 뜨거운 화제를 몰았지만, 지금도 숱하게 회자되는 작품 중 하나다. 당시에는 국내 괴수 영화라는 장르적 특징과 반미 요소에 대한 얘기가 오갔던 데에 반해, 지금은 블랙 코미디로서의 면모가 더욱 주목받는 작품. 사회의 무능함과 제도상으로 보호받지 못 하는 서민들이 고통받은 사건들이 2006년 이후에도 여러 번 발생하면서 대중에게 시대를 앞서간 작품이라 재평가받고 있다. 기생충이 세계적인 호평을 받으며 해외에서도 봉준호의 이전 작품들이 회자되고 재발굴되었는데, 괴물 역시 마찬가지여서 매우 거대하고 총이나 미사일에도 꿈쩍 않는 괴물들이 도시를 파괴하며 다른 괴물들 혹은 로봇들이랑 싸우는 통쾌한 액션들이 등장하는 단순한 괴수 영화가 아닌, 여러 장르가 어우러진 매우 특이한 영화로 평가받고 있다.
송강호, 변희봉, 박해일, 배두나, 고아성, 이재응, 이동호, 윤제문 등이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