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2022.04.09. ~ 2022.06.12.
20부작
삶의 끝자락, 절정 혹은 시작에 서 있는 모든 사람들의 달고도 쓴 인생을 응원하는 드라마

이 드라마는 인생의 끝자락 혹은 절정,
시작에 서 있는 모든 삶에 대한 응원이다.


응원 받아야 할 삶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지금 이 순간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은 때론 축복 아닌 한없이 버거운 것임을 알기에,
작가는 그 삶 자체를 맘껏 '행복하라!' 응원하고 싶다.

하나뿐인 아들(동석)과
살가운 말 한마디 섞지 못하는
일흔 중반의 옥동,

가진 것이라곤 달랑 만물상 트럭 하나와 모난 성깔뿐인
마흔 초반 솔로인 동석
남편은 물론 자식 셋을 먼저 보내고,
오래 산 게 분명한 죄라는 걸 증명하는 일흔 초반 춘희,

하루 이십 시간 생선 대가리를 치고 내장을 걷어내
평생 형제들 뒷바라지하고도 기껏 생색낸다는 말을 듣는
오십 줄의 싱글 은희,

이혼을 당하고 맨몸으로 고향 제주에 돌아온 선아,
가난한 집안에서 홀로 잘나 대학을 나왔지만
그래 봤자 월급쟁이 인생에,
골프선수 꿈꾸는 능력 좋은 딸이 있지만
뒷바라지에 허리가 휘고 다리가 꺾인 기러기 아빠 한수,

해녀로 물질하며 깡 좋아 먹고사는 것은 두려울 것 없지만
무슨 사연인지 누구와도 깊게 사귀려 하지 않는 영옥
큰 욕심 없이 남들 다 서울로 갈 때도
고향 제주와 가족들 지키겠다며 선뜻 뱃꾼으로 남아
고작 욕심이라곤 사랑하는 여자와 제주 이 바닷가에서
단둘이 오손도손 소박한 신혼을 꿈꾼 게 전부인데
그마저도 쉽지 않은 정준에게도,

이 지긋지긋한 제주와 삼촌들(아저씨, 아줌마들이 제주 말로는 다 삼촌),
아버지에게서 벗어나 서울로 대학 가려다
덜컥 발목을 잡혀버린 영주와 현이에게도,

자식 잘못 키웠다 욕하는 남들은 그렇다 치자,
죽자 사자 키워 놓은 자식에게 마저도
'아버지가 해준 게 뭐 있냐? 이제부터 내 인생 간섭 마라!'
온갖 악담을 듣고 무너지는 아버지들 방호식과 정인권은 물론,

부모 형제 남편 자식에게 까지 맘 적으로 버려지고
오갈 데 없어 죽고 싶은 맘으로
마지막 실오라기 라도 붙잡듯 찾아온 베프(미란의 입장에선) 은희에게
위로는커녕 상처를 받은 미란
어느 날 아무 영문도 모르고 엄마와 아빠를 떠나
낯선 제주 할머니 집에 떨궈진 여섯 살 은기까지.

작가는 무너지지 마라, 끝나지 않았다,
살아있다, 행복하라, 응원하고 싶었다.


따뜻한 제주, 생동감 넘치는 제주 오일장,
차고 거친 바다를 배경으로
14명의 시고 달고 쓰고 떫은 인생 이야기를
옴니버스라는 압축된 포맷에 서정적이고도 애잔하게,
때론 신나고 시원하고 세련되게, 전하려 한다.

여러 편의 영화를 이어보는 것 같은 재미에, 뭉클한 감동까지,
욕심내본다.

최한수

"여전하네 자식들. 늙어도 하나도 안 변했네."

"가끔 너무 가난이 싫어서 괜히 욱욱하긴 했어도 그때 난 니들하고 놀땐 곧잘 웃기도 했어. 그치. 지금처럼 재미없고, 퍽퍽한 모습은 아니였어. 그치?"

"골프를 왜 포기해. 13년 골프만 친 놈이 골프 포기하면 뭐하려고. 아빠가 골프 포기하라고 할 때는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밥도 안 처먹고 울던 놈이. 골프가 지 인생 전부라는 놈이 이제 와서 왜 골프를 포기해. 왜!"

"네가 돈 걱정을 왜 해. 너한테 뭐 돈 벌어달라 그랬어? 돈은 아빠가 어떻게든 마련해."

"니들 볼 면목이 없었어. 넌 호식이 한 사람한테만 배신자겠지만, 난.. 울 어멍, 동생 한영이, 한숙이, 가족들 부탁하고 돌아가신 울 아방한테까지... 어쩜... 너희 친구들한테까지... 영원한 배신자야. 미안하다. 다들 날 엄청 믿었을 건데..."

"왜 안 행복해. 야 임마! 야! 야, 아빠가 너 하나 행복하게 만들려고 지금까지 얼마나 애를 썼는데 니가 안 행복하면 이 아빠는 어떻게 하냐, 이 새끼야."

"이용할 수 있다면 이용하고 싶었어. 나처럼 돈 때문에 지 꿈도 포기하면서 살게 하고 싶지 않았어. 꿈 없이 살아가는 게 어떤 건지 난 아니까."

"너한테 왜 처음부터 돈 빌려 달란 말을 안 했냐고? 세상 재밌는 일은 아무것도 없는 너한테. 매일 죽어라 생선 대가리 치고 돈 벌어서 동생들 뒤치다꺼리나 하며 사는 너한테. 기껏 하나 남아 있는 어린 시절 나에 대한 좋은 추억. 돈 얘기로 망쳐놓고 싶지 않았어. 그래도. 그래도. 나 정말 미안하다 친구야...미안하다..."

"살면서 늘 밑지는 장사만 한 너에게 이번만큼은 밑지는 장사하게 하고 싶지 않다. 니 돈은 다시 보냈어도 니 마음 다 받았다. 은희야. 난 이번 제주 생활, 진짜 남는 장사였다. 너, 인권이, 호식이, 명보. 추억 속에만 있던 그 많은 친구들을 다시 다 얻었으니. 앞으로 어떻게 살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 일단 상처 받고 온 가족들과 신나게 여기저기 차로 여행이나 다녀볼라고. 그러다 보면 뭘 해서 먹고 살아야 할지 생각이 나겠지. 그러다 또 어느날 너무 힘들면 제주의 너를, 내 친구들을 생각할 거야. 그럼 마구 힘이 나겠지. 뭘 해도 너희들만큼 힘들까 싶거든. 우리 다시 만나면 제주 바닷가에서 인권이 호식이 명보랑 다 같이 기분 좋게 소주나 한 잔 마시자. 그땐 내가 거하게 쏠게. 그때 너는 노래를 불러주라. 그날을 기다리며 은희의 영원한 친구 한수가."

 

정은희

"나 너 좋아. 나 가져. 아님 널 주던지."

"성질 필 땐 터프하고 어쩌다 웃을 때는 따뜻하고 밝고 뽀송뽀송 예뻤지게. 패기도 있고. 그때 우리 다 그랬지게."

"나는 야 너가 더 고마운디. 이렇게 안망가지고 멋있어성. 야, 니가 엉망진창 망가져서 나타났으면 난 정말 슬프고 우울했을거라. 나 추억이 나 청춘이 망가진거 닮아서. 이렇게 잘 자라서 내 찬란한 추억과 청춘을 지켜줘서 고맙다. 마음에 들어."

"호식아. 나 그만 가난하고 싶다. 근데 너랑 살면 계속 가난할 것 같다. 끝내자. 미안하다."

"그때 내가 어떤 인간인지 나 똑똑히 알았쪄. 나는... 사랑이고 순정이고 나발이고 다 필요 없고 돈이 최고다. 나는... 그런 년이구나."

"우리 그때 이뻤지??"

"나는 내가 생각해도 너무 재수 없게 변핸. 사랑도 막 장사치처럼 거래하고 계산하는 완전 밥맛 없는 꼰대중에 상꼰대. 평생 혼자 늙어죽을 거야 나는."

"미친년. 이날 먹도록 이런 데도 안 와 보고 뭐했니."

"난. 오늘. 지금. 평생 친구 하날 잃었어."

"장사꾼이. 장사 하다 보면, 밑질 때도 있는 법. 내 올해 장사 밑졌다 생각하면 그뿐이다. 살면서 밑진 장사 한두 번 하는 거 아니니, 넘 신경 쓰지 말고, 받아."

"우리 우정, 쓰레기통에 버려도, 맘이 안 편해서 왔다게 새끼야."

"사실 난, 미란이랑 더 이상 어떤 할 말도 없었다. 내 굳은 등짝에 곱지만 아구진 그 새끼 손이 닿을때, 모든 걸 알 수 있었다. 부모 형제가 다 살아있어도, 살 섞고 살았던 남편이 세 명이나 있었어도, 세상 귀하고 아까운 딸이 있어도, 미란이에게는 이 험한 세상 속에서 만만하고 편한 사람이 나뿐이라는 걸. 부모 없고, 남편 없고, 자식 없는 나에겐 더더욱이, 나를 완전히 이해하는 사람이 미란이 한 사람뿐이라는 걸. 그 밤, 우리에게 예전보다 더 진한, 깊은 추억 하나가 생겼다."

 

이영옥

"나의 엄마 아빤 화가셨다. 두분은 대학교 1학년 때 봉사활동하면서 만나 첫눈에 서로에게 반해 결혼을 했다. 둘다 고아였지만, 화가로써 앞날이 창창했던 두분은 가난해도 좋으니 평생 별일 없이 행복하게 해달라고 늘 기도했단다. 그런데 기도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별일이 일어났다. 나랑 재앙이가 동시에 태어난 것이다. 그리고 불행이 시작됐다. 착한 엄마 아빤 빨리 정신을 차리고 돈 안되는 화가일을 접고 잔병치레 많은 영희를 돌보기 위해 옷장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늘 진심으로 말씀하셨다. '네 쌍둥이 언니 영희가 온 건 우리 가족이 선한 사람을 찾는 신의 심사를 통과한 것이라고, 신은 조금 아프거나 특별한 아이를 세상에 보낼 때 이 특별한 선물을 감당할 만큼 착하고 착하고 큰 사람을 고른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이 당첨된 것이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다. 그게 사실이라면 그건 신의 실수다."

"엄마 아빤 착하고 큰 사람이 분명하지만, 난 절대 착하지도 않고 모든걸 감당할만큼 그릇이 큰 사람이 아니다. 난 신의 특별한 선물이 부담스러워 싫었다. 그리고 내가 영희가 12살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이 또한 신의 실수고 횡포다."

"우린 한동안 엄마를 닮아 착하고 착한 이모의 집에서 살았다. 그러나 이모집에서 생활은 1년만에 그렇게 끝이 났다. 영희가 특별한 건 맞다. 영희는 특별히 이상하고 특별히 못났고 특별히 나를 힘들게 만드니깐. 그 때 버렸어야 했나? 나는 착하지도 않으면서 무슨 이유 때문인지 영희를 차마 버리지 못했다."

"나 그때마다 엄청 상처받았는데, 그래서 이번에 너한테 절대 영희를 꼭꼭 숨겨두고 안보여주고 싶었는데, 이렇게 됐네. 괜히 순간적인 객기로 멋있어 보일려고 애쓰지말고 밀어줄때 가지?"

"왜? 너는 걔들하고 다를거 같애? 니 가족들이며 주변의 시선을 아랑곳 하지 않고, 지금처럼 날 사랑하고, 내 언니 영희를 가족처럼 친구처럼 영원히 받아들일 수 있을거 같애?"

"오늘 일도 약과야. 선장 네가 본 건 아주아주 다 작은 일이라고. 이보다 더한 일이 얼마나 더 많았는데... 식당에서 길거리에서 머리 뜯고 싸우고 테이블 뒤엎고 쫓겨나고... 나도 이해해, 사람들이 영희 같은 애를 잘 못 봤으니가. 이상하니까. 자기도 모르게 자꾸 눈이 가겠지. 근데 왜 사람들이 영희 같은 애를 길거리에서 흔히 못 보는지 알아? 나처럼 다른 장애인 가족들도 영희 같은 애를 대부분 시설로 보냈으니깐. 한 때는 나도 같이 살고 싶었어. 근데 같이 살 집 얻으려 해도 안 되고 일도 할 수 없고. 영희, 어쩌면 일반학교에서 계속 공부했다면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었어. 그런데 일반학교에서는 거부하고, 특수학교는 멀고, 시내 가까운 데에 특수학교 못 짓게 하고 어쩌라고. 시설에 보내면 보낸 날 모질다고 욕하고, 안 보내면 오늘 같은 일을 밥 먹듯이 당해야 돼. 대체 날더러 어쩌라고. 영희도 다 알아. 개도 고양이도 감정이 있는데 영희도 자기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는 거 다 안다고. 내가 20년도 훨씬 전에 자기를 지하철에 버리려 했던 것도 다 안다고! 다 기억한다고!"

"지금 내 마음이 어떤지 영희는 다 알아. 내가 자기를 얼마나 버거워하는지 다 안다고. 그래서 추운데도 저렇게 밖에 있는 거야. 자기가 내 눈 앞에서 없어지면 내가 화를 덜 낼 줄 아니깐. 지금 이 소리도 영희는 다 듣고 있다고. 근데 나는 모른 척할 거야. 영희는 감정도 없고 머리도 모자라서 지금 내가 하는 말도 전부 이해하지 못한다고 믿을 거야. 그저 밥 먹으라면 먹고 자라면 자는 그런 애라고 믿을 거야. 그래야 내가 다시 쟤를 시설로 보낼 때, 내 마음이 편하니까. 모자란 애는 함께 살 수 없는 세상이니까."

"억울해... 왜 나한테 저런 언니가 있는지 억울해. 왜 우리 부모님은 착하지도 않은 나한테 저런 애를 버려두고 가셨는지 억울해..."

"근데, 나도 이렇게 억울한데 영희는 저렇게 태어난 게 얼마나 억울하겠어..."

 

박정준

"날 다치게 안하려고 하면 되잖아요. 왜 다치게 할 작정이예요. 시간 줘요? 생각해볼 시간?"

"좋아요. 집 얻는 거, 결혼, 그런게 부담 스러우면 다신 말 안할께! 우리 부모님 만나는 것도 싫으면 안하지. 근데, 우리가 애도 아니고 재밌는게 뭐가 그렇게 중요해요? 살다보면 안재밌을 수도 있지. 오늘 처럼 심각해질 수도 있지. 그게 뭐가 그렇게 대수에요? 사람이 어떻게 맨날 좋아서 낄낄대고 웃기만 해요? 이런게 정상이에요! 이런게 사람사는거에요, 좋았다 나빴다 그런게."

"내가 영희누나 보고 놀랬어, 근데 난 그럴 수 있죠! 다운증후군 처음 보는데, 그럴 수 있죠! 놀랠 수 있죠! 그게 잘못되었다면 미안해요. 그런 장애가 있는 사람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 학교, 집, 어디서든 배운적이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게 맞는 건지 몰랐다구요! 그래서 그랬어요! 다시는 그런 일 없어요. 그러니깐 헤어지자는 말만 마! 서로 사랑하는 데 왜 헤어져?"

"누날 안떠나고, 안 보내, 난! 죽어도! 나한테 이러는거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올거야! 누난 나를 너무 하찮고 재수없게 봤어"

"예쁜 입으로 그런 못된 말 하지 마... 하지 마..."

 

이동석

"넌 나까짓 거 좋아하면 안 되냐?"

"왜? 너 같은 건 나까 것 좋아하면 안 되냐? 그래? 그런 거야? 왜? 내가 못배워서? 돈 없고 가진 것 없어서? 대학 안 나와서 고급진 너랑 말이 안 통해? 어?"

"슬퍼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야. 우리 엄마처럼 슬퍼만 하지 말라고. 슬퍼도 하고, 울기도 하고, 그러다가 밥도 먹고, 잠도 자고 썅, 어쩌단 웃기도 하고, 행복도 하고. 애랑 같이 못 사는 것도 대가리 돌게 성질 나 죽겠는데, 그것도 모자라서 엉망진창 니가 망가지면 니 인생이 너무 엿같잖아 이 새끼야."

"살다가 만만한 동네 오빠 필요하면 전화해. 오늘처럼 힘쓸 일 있어도 전화하고, 남자가 그리워도 전화하고, 다시 우울증 와서 눈앞이 깜깜해지면 전화해. 어떻게든 살려고 해 봐. 선아야, 난 너 때문에 이제 나중도 믿게 됐다. 우리 나중에, 나중에 또 보자. 그때까지 잘 살고."

"사랑한단 말도,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내 어머니 강옥동 씨가, 내가 좋아했던 된장찌개 한 사발을 끓여놓고, 처음 왔던 그 곳으로 돌아가셨다. 죽은 어머니를 안고 울며, 난 그제서야 알았다. 난 평생, 어머니 이 사람을 미워했던 게 아니라, 이렇게 안고 화해하고 싶었다는 걸. 난 내 어머닐 이렇게 오래 안고, 지금처럼 실컷 울고 싶었다는 걸."

 

민선아

"저는... 열이 없이는 못 살아요. 열이가 있어야 살 수 있어요."

 

정인권

"야. 우리가 가이한테 무슨 친구라. 너도 나도 가이한테 친구 아니야 새끼들아. 가이는 우리한테 친구라고 왔신디. 우리는 이렇게 끝까지 뒷다마로 씹어 조지잖아!"

 

방호식

"천하의 순하디 순한 내가 인권이한테만 송곳니 드러내 으르렁댈 땐! 나도! 나름! 무지무지한 사연이 있겠지!"

"살면서... 뭐든 다 니 뜻대로 되는건 아니라. 그게 인생이라."

 

방영주

"가끔 이 섬 제주가 답답해서 돌아버릴 것 같을 때 나는 이곳으로 뛰어온다. 여기가 제주의 끝이니까. 제주는 사면이 바다니까 더 갈곳이 없다는걸 알게 되면 이렇게 멈출 수 밖에 없다는걸 알게 되니까. 육지사람들은 맨날 봐도 똑같은 이 바다가 뭐가 좋다고 구경하러 오는지... 서울이 재미있지. 이 깡시골이 뭐가 좋다고. 무공해? 청정? 하.. 열라 지루해. 다 더럽히고 싶다. 나를 모르는 사람 하나없는 이 촌동네 도망치고 싶다. 하루종일 인사만 하다가 목 떨어지겠네. 지겨워.""이 촌동네에서 지루하지 않은 건 정현, 얘 하나다. 스타일이 구리고 찌질해 보여도 나랑 있을 땐 다르다. 늘 똑같은 이 섬에서 자극을 주는 유일한 존재. 근데, 그 자극이 너무 지나쳤나 보다.""이 지긋지긋한 제주 스무 살 되면 뜨려고 했는데... 발목잡힌 것 같다.""애기라는 말 쓰지 마. 나만 독한 년 만들지 마. 죄책감 갖게 하지 마.""변하지 말기. 나 진짜 너만 믿고 직진한다?""애기야 나한테 온거 축하해"

 

고미란

"나도, 날 잘 모르는 어떤 애가 날 '나쁜 년, 이기적인 년, 이중인격자'라고 하면 웃고 넘기지. 인정이가 그러면 웃지, 나도. 근데, 날 세상에서 제일 잘 아는 너라서, 난 이 일이 웃어넘겨지지가 않아, 은희야. 네가 날 나쁜, 이기적인, 이중인격자라고 하면 난 정말, 그런 거니까. 말해 봐. 내가 뭐가 나쁘고, 이기적이고, 이중적이야?"

"내가 이중인격이면, 넌 다중 인격이야. 싫은데 좋은 척, 수십 년을... 그래, 이해는 간다. 넌 세상에서 의리가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는 애니까. 넌 끝까지 의리있는 년, 멋진 인간 소릴 듣고 싶은 거겠지? 근데, 널 세상에서 가장 오래 보고, 제일 잘 아는 이 친구가 말해준다. 너, 뭐 그닥, 의리 있는 년 아니야."

"그냥, 나 버려. 못 버려? 의리 빼면 시체인 정은희라? 그럼 내가 버려줄게. 애 낳고 살던 남자도, 한 침대에서 살 비비고 살던 남자들도 두 번 세 번 버렸는데, 너쯤이야. 한없이, 의미없이 길기만 한, 한없이 가병누 우리 우정, 네 일기장처럼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리자, 우리."

"너가 만약 의리가 있다면, 서운하다 상처받았다 말 했어야지. 오늘처럼 이렇게 와서 따지고. 내가 잘못 인정 안 하고 미안하다 사과하지 않으면, 머리를 뜯었어야지 인정이처럼. 그래야 그게 의리지 이 새끼야. 모르는 남처럼 가슴에 원한 품는게 의리가 아니야. 내 말 맞지? 너 의리 없는 거, 맞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분명한 사명 하나.
우리는 이 땅에 괴롭기 위해 불행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오직 행복하기 위해 태어 났다는 것.
모두 행복하세요!

이동석 역에 이병현, 민선아 역에 신민아, 최한수 역에 차승원, 정은희 역에 이정은, 이영옥 역에 한지민, 박정준 역에 김우빈,

강옥동 역에 김혜자, 현춘희 역에 고두심, 고미란 역에 엄정화, 정인권 역에 박지환, 방호식 역에 최영준,

그리고 정현 역에 배현성, 방영주 역에 노윤서, 손은기 역에 기소유 등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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