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2018.07.23. ~ 2018.09.18.
16부작
열일곱에 코마에 빠져 서른이 돼 깨어난 '멘탈 피지컬 부조화女'와 세상과 단절하고 살아온 '차단男'.
이들의 서른이지만 열일곱 같은 애틋하면서도 코믹한 로코
행복의 문이 하나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닫힌 문만 멍하니 바라보다
우리를 향해 열린 다른 문을 보지 못한다.
-헬렌 켈러
여기, 한 소년과 소녀가 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사고로 소년과 소녀 앞에 열려있던 행복의 문이 닫혀버리고 만다.
소년은 이미 굳게 닫힌 문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멈춰 서 있고.
소녀는 닫혀버린 문 앞에서 그만 깊은 잠에 빠져버린다.
13년이 지난 후.
어느새 어른이 된 그때의 소년은, 여전히 굳게 닫힌 문만 바라보며 서 있고
이제야 긴 잠에서 깨어난 그때의 소녀는, 자신의 행복의 문 하나가 닫혀버렸단 사실을 뒤늦게야 알게 된다.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던 여자는,
자신을 향해 열려있는 또 다른 행복의 문 하나를 발견하고 그 문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한다.
그러다 문득 닫힌 문만 우두커니 바라보고 서 있는 남자를 보게 된다.
여자는 손을 내밀며 남자에게 말한다.
'저기 또 다른 문이 열려있다고. 함께 가지 않겠냐고.'
남자는 그제야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처음으로 알게 된다.
자신을 향해 활짝 열려있던 또 다른 행복의 문이 있었다는 사실을...
자신이 돌아봐주지 않아 그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누군가의 말처럼, 많은 이들은 이미 지나간 후회스런 과거만 돌아보느라,
지금 바로 앞에 있는 또 다른 행복을 보지 못한 채 살아간다.
이 드라마는,
끔찍한 사고로 인생이 뒤틀려버린 두 남녀가 만나,
또 다른 행복의 문을 있는 힘껏 열어보려 함께 애쓰는 이야기다.
이 드라마는,
또 다른 행복의 문이 당신을 기다리며 활짝 열려있을지 모르니,
당신이 돌아봐주지 않아 그냥 닫혀버리기 전에, 고개를 조금만 돌려보라고 외치는 이야기다.
다 끝났다고 주저앉아있지 말고, 박차고 일어나 그 문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라고 있는 힘껏 등 떠미는 이야기다!
우서리
"그래서 아저씬 그렇게 봐야할 것도 꼭 못 보고 사시나봐요.
남이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도 찬이 학생이 걱정하는 것도 다 못 보고 그렇게 마음 꽉 닫고 눈 꼭 감고 다 안보고 사시나봐요."
"다 몰라도 이거 하난 알아요. '왜 끼어들었냐, 네가 나에 대해 뭘 아냐' 이런 말 대신, 이럴 땐 그냥 '고맙다'라는 말 한마디면 된다는 거.
눈에 보이는 물건만 줄이면서 사는 사람인 줄 알았더니, 계속 마음도 그렇게 줄이고 사세요 그럼.
나는요, 나만 이상한 어른인 줄 알았는데, 아저씨야말로 진짜 이상한 어른이네요!"
"어릴 때 연주회 보러 다닐 때마다 전 그 시간이 참 좋았어요. '아, 다행이다. 끝난 게 아니라 아직 더 남았구나. 얼마나 또 멋진 무대가 기다리고 있을까?'
나한테는 지금이 그 시간 같아요. 멋진 다음 무대를 기다리며 잠시 멈춰 있는 시간. 내 인생의 인터미션. 그래서 괜찮아요.
끝난 게 아니라, 잠시 쉬어가는 거니까. 두근두근, 멋진 다음을 기다리면서 잠깐 멈춰 있는 것뿐이니까."
"그래서 답답한 거였어! 내가 해야 되는 건 안 하고 걱정만 하고 있어서..."
"나 어린애 아니에요. 무서워서 입 밖으로 못 뱉은 거 뿐이지, 알아요. 외삼촌이 나... 벌써 한참 전에 버렸다는 거.
그런 핑계들로 계속 우겨서 무대에 섰음, 아저씨 말대로 음악하는 게 더이상 즐겁지 않았을 거예요. 나, 싫어하게 됐을 지도 몰라요.
그리고 나도 미안해요. 내 맘만 앞서서 한 번 더 생각 못하고 그렇게 뱉어버린 거.
고마워요 나 멈춰줘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 싫어지지 않게 해줘서. 내 일에... 상관해줘서."
"절대 쉽게 포기한 거 아니에요. 오히려 너무 간절해서 멈춘 거예요. 더 느리게 가더라도, 더 오래 좋아하고 싶어서.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음악, 급하게 가려고 쪼개듯이, 싸우듯이 숨 막히게 하긴 싫더라고요. 잘하는 것 보단 즐겁게 하는 게 먼저니까.
진심으로 즐겁게 할 수 있는 기회 오면 그때 다시 시작해보려고요."
"나 다시 깨어나고 너무 다 낯설고 힘들어서. 그런 생각 한 적 있었어. 차라리 깨어나지 않았으면, 계속 잠들어 있었으면 좋았을 걸.
아니 애초에 사고 같은 거 안 일어났으면 좋았을 걸... 수도 없이 속상해하고 뒤돌아봤었어.
근데 이미 지난 것들은 절대 안 바뀌더라. 돌아보고 후회하면 계속 나만 머물러 있게 돼.
근데 이젠 바꿀 수 있으니까, 지금부턴 뭐든 바꿀 수 있으니까 돌아보고 후회하면서 시간 낭비하기 싫어."
"다들 이런 기회 놓치면 바보라니까 아마 맞을 거야, 좋은 기회. 근데, 나도 방금 깨달았는데, 나... 아무래도 안 가고 싶은 것 같애.
가면 아마 바이올린은 더 잘하게 될 거야. 테크닉도 늘 거고. 근데 그게 뭐? 이제 내가 그런 걸 별로 안 원하는데?
다들 이런 기회 놓치면 안된다니까 꼭 가야될 거 같고, 여기서 하고 싶은 공부 마치면 나이도 많아지고 그래서 갈까 한 건데. 어? 나 그냥 안 갈래.
나, 여깄는 게 더 좋아. 우리 팽도 건강할 때 하루라도 더 보고, 너랑 하루라도 더 눈 맞추고, 찬이학생, 제니퍼, 덕수해범 학생이랑 재밌게 지내고,
공원 할머니한테 연주해드리고, 즉석떡볶이 먹고 그렇게 사는 게 더 행복할 것 같아! 우진아! 나 독일 안 갈래.
이런 기회 놓치면 바보랬는데, 아니! 지금 당장 나한테 소중한 것들 놓치는 게 훨씬 바본 것 같아!
눈 뜨고 이 집 안 왔었으면, 우리 식구들, 우진이 너 안 만났었으면 당연히 갔을 거야. 근데 이젠 아니야. 바이올린 잘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게 생겼어.
앞으로 내가 살아낼 시간, 여기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옆에서 살아내고 싶어. 난 그게 훨씬 행복해. 그리고 다 떠나서,
난 니 옆에 있는 게 제일 행복해. 남들이 바보라 그래도 상관 없어. 난 내가 더 행복하고, 나한테 더 소중한 걸 택한 거야. 포기가 아니라, 선택!"
"내가 뭐든 해봐야 좋겠다고 한 말 기억나지? 근데 안 해봐도 뭐가 훨씬 좋은지 알겠는 것도 있었어. 그리고 솔직히 나, 나이 겁났어.
아무리 빨리 음악치료사 돼도 서른일곱 여덟이야. 근데 그게 뭐? 서른일곱에 되면 어떻고, 오십에 되면 어때서?
너무 먼 목표 같아서 겁났는데, 나이에 등 떠밀려서 가긴 싫어. 좀 오래 걸리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옆에서 천천히 할래!"
공우진
"사람의 인생이란 반드시 대단히 특별하거나, 엄청나게 드라마틱한 사건에 의해서만 바뀌는 건 아니다.
때론, 아주 작고 사소한 것들이 생각보다 강렬한 힘으로 우리의 삶을 크게 뒤흔들어 놓기도 한다."
"뭔가를 자꾸 건드려요, 그 여자가. 날 대하는 그 말들이, 그 마음들이, 그 솔직함이, 투명할 만큼 다 보여서 그렇지 못한 날 자꾸 의식하게 만들어요.
늘 한 발 빼고 도망쳐버리는 날 자꾸 돌아보게 만들어요. 못 본 척, 안 본 척 차단하고 살면 안전하다는 거 아는데,
이렇게 살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상관있게 만듭니다, 그 사람이. 이상하게 그 여자 만큼은 차단이 안 되는 느낌이에요.
내가 쳐둔 안전망 밖으로 자꾸 날 불러내요. 깨부수고 뛰쳐나가고 싶게 만들어요.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게 만듭니다. 그 사람이."
"정말 가버리네요. 이제는 좀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붙잡고 싶어도, 빨리 흘려보내고 싶어도, 정말 알아서 지나가네요. 시간."
"나이, 낯설어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나처럼 도망치지도 않고, 멈춰있지도 않고, 이렇게 잘 이겨내고 있는 것만 해도 이미 충분히 어른답고,
충분히 서른다워요. 이미 일어나버린 일들, 뭐 그 어떤 말로도 감히 위로 안된다는 거 잘 알아요. 근데, 이거 하난 내가 보증할게요.
잘 해낼 거예요, 혼자서도. 최소한 나보단 어른이니까."
"어차피 계속 같이 있을 테니까. 괜한 걸로 틈 벌어지기 싫어요, 그 쪽이랑. 이제 해야될 말 안 삼킬게요.
걱정되면 걱정된다, 미안하면 미안하다, 다 말할 거예요. 그러니까 나한테도 할 말 있으면 삼키지 말고 다 해줬으면 좋겠어요."
"저도 안 될 줄 알았어요! 예전처럼 절대 편하게 웃을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얼마 전까진.
무슨 일이 있으셨는 진 모르겠지만 꼭 올 거예요! 다시 그렇게 웃으실 수 있는 날."
"행복의 문이 하나 닫히면, 또 다른 행복의 문 하나가 열린다고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미 닫혀버린 문만 보느라 또 다른 행복의 문이 존재하는지 조차 모른 채 살아간다.
어쩌면 또 다른 행복의 문이라는 건, 대단히 특별하거나 거창한 것들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너무나 작고, 사소한,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들이 우리를 향해 열려있는 또 다른 행복의 문일지도 모른다.
열리는 줄조차 몰라 늘 닫혀있던 내 방안의 이 작은 천장창이, 그녀가 여는 법을 가르쳐준 후, 내게 또 다른 행복의 문이 되어주었던 것처럼.
닫힌 문 앞에 계속 주저앉아 있지 않는다면, 더 늦기 전에 활짝 열려있는 또 다른 행복의 문을 돌아봐 준다면,
그 문을 향해 용기 내 뚜벅뚜벅 걸어간다면, 어쩌면 또 한 번, 존재하는 줄 몰랐던 짱짱한 행복들을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유찬
"아줌마! 세상이 아는 사람이 다 사라져 버린 거 같다 그랬죠? 근데, 이제 한 명은 있는 거예요. 나. 이제 나 아는 사람이에요."
"속도는 저 말고, 배만 내면 될 거 같아서요. 빨리 어른 돼보려고 애도 써보고 속도도 내봤는데, 그럴 때마다 자꾸 탈이 나서리.
좀 늦어도, 저랑 더 어울리는 걸 택하는 게 재밌을 거 같아서요."
제니퍼
"붙잡고 싶어도, 빨리 흘려보내고 싶어도, 알아서 지나가는 게 시간이에요. 이대로 죽어버려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 만큼 고통스러운 시간도
언젠간 다 흘러가 버려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그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단 한 번도 떠오르게 되지 않게 되는 날이.
알아서 지나갈 시간, 흘러가기도 전에 외면해버리면, 정말 중요한 것들도 그 시간에 근야 휩쓸려가버려요. 후회해도 그땐 이미 늦더라고요."
"알아서 가버리지만 절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도 시간이에요. 가버리는 시간을 아쉬워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그 아쉬움을 그냥 아쉬움으로 남겨서 돌이킬 수 없는 후회로 남길지, 아니면 돌아보고 싶은 기억으로 남길지. 그건 본인한테 달렸다고 생각해요."
"묵은지, 동충하초, 보이차... 세상엔 오래 묵혀둘수록 좋아지는 것들이 있어요.
하지만 사람 사이의 편치 않은 감정은 오래 묵혀둬서 좋을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사람 사이의 틈이라는 건 늘 한마디를 덜 해서,
해야 될 한마디를 삼켜서 생길 때가 많아요. 삼켜버린 그 한마디 때문에 틈이 더 벌어지기 전에, 제자리로 돌려놓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기쁘다고 웃고, 슬프다고 울고. 그런 감정들도 드러날 자격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요. 난, 그런 자격이 없는 사람이고."
"참 슬픈 것 같네요. 그 '만약에'라는 말. 받아들이기 얼마나 힘든 일들에 그 '만약에'가 필요한지 잘 알아서 그런지. 참 슬프게 들려요.
그 '만약에'라는 말. 내가 날 좀 더 잘 돌봤더라면. 만약에, 내가 내 감정을 감당해냈더라면. 만약에, 내가 그렇게 무너져 내리지 않았더라면.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받아들여야만 하는 일들에 필요한 말인 것 같아서..."
강희수
"개뿔. 하나도 몰라요 나도. 그냥 아는 척 하면서 사는 거지.
마음은... 독일서 대학 다니던 스무 살 때랑 똑같은데, 세상이 생각하는 서른이란 나이에 맞게 대충 어른 흉내 내면서 사는 거예요.
모르긴 몰라도, 세상 어느 서른살도 '나 어른이다!'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 없을 걸요?"
기타
"아무리 대단한 거라도 그렇게 방치하면 고물 되는 거 한순간이에요. 악기든, 사람이든..."
우서리 역에 신혜선, 공우진 역에 양세종, 유찬 역에 안효섭, 제니퍼 역에 예지원, 한덕수 역에 조현식, 동해범 역에 이도현,
강희수 역에 정유진, 진현 역에 안승균, 김형태 역에 윤선우, 김태린 역에 왕지원, 이리안 역에 조유정, 김현규 역에 이승준,
국미현 역에 심이영, 공현정 역에 이아현, 김현진 역에 전익령, 우성현 역에 전배수, 노수미 역에 이서연 등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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